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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책, 영화

[독후감] 앱스토어 골드러시

by rudnine 2020.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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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010년도에 발행된 책이다. 책장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오래된 책이다.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 수 있을까 싶어서 바코드를 찍어봤지만, 판매불가 메세지가 나왔다. 찾아보니, 국립도서관에는 기증을 할 수 있을듯 하다. 몇몇 책들을 기증하기 위해 분리해봤다. 막상 보내려고 하니, 마음이 허전하다. 서점투어를 좋아하다 보니, 서점에서 사놓기만 하고 읽지 않은 책들도 더러 있었다. 

이 책은 그래도 한 번은 읽었을 것이다. 2010년도에는 제목 그대로 골드러시와 같았다. 그 와중에 출시한 앱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슬플 뿐이다. 그 당시 12시 넘어서 집에 오면, 다시 내 앱을 출시하기 위한 공부를 열심히 했었는데. 결실을 맺지 못해서 지금 생각해도 아쉽다. 그 땐 야근이 너무 심했지. 돌이켜보면, 젊고, 열정이 있었기에 그렇게 도전이라도 했던 것 같다.

책의 내용은 별게 없다. 그냥 시기에 맞춰서 앱을 몇 개 출시했고, 며칠 동안은 잘 안팔리다가 어느 순간 앱스토어 몇 위안에 들어갔다. 하루에만 몇 백만원도 들어왔다. 이런 얘기들이다. 부러운 이야기, 혹할만한 제목이다. 하지만, 남의 이야기. 마치 엄친아의 얘기를 부러움 반, 질투 반의 감정으로 듣는 것처럼.

책은 총 3개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조금 특별한 점은 기획자 또는 일반인의 시선에서 쓰여졌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에 따르면, 앱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굉장히 만들기 쉬운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아이디어 기획서와 스토리보드 정도만 있으면, 그냥 뚝딱 만들어지는 것 같다. 500만원이면 앱을 2, 3개 만들고,, 이런 구절도 있었다.

실제 경험한 내용일 테니 거짓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두가지 측면에서 마음이 조금 쓰렸다. 하나는 그래도 IT개발자 자리에 한다리를 걸치고 있는 입장에서 저런 내용이 썩 달갑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치, 인쇄소에 필요한 출력물을 맡기면 금방 해결이 되는 것 같은 문장의 느낌이였다. 웹서비스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개고생이 들어가는지 모르니 그렇게 썼겠지만. 이런 류의 글귀를 읽으면 입맛이 쓰다. 

또 하나는 나 역시 내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한 개발자, 디자이너를 꽤 열심히 컨택해 봤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본문에 있는 내용 중에 돈이 없으면 지분을 나누는 방식으로.. 이런 글이 있었는데, 나도 시도해봤었다. 하지만, 지분을 주겠다는 얘기에는 정말 대놓고 코웃음 치기 일쑤였다. 그나마 디자이너쪽은 금액이 맞으면 계약까지는 연결되었다. 하지만, 네이티브 만들고, 서버 개발하고, 디비 연결하고,,, 운영은 빼더라도 내가 알아본 순수 개발비용만 16백만 근처였다. 그것도 간단한 CRUD정도였는데 말이다. 그게 10년전 단가이니, 지금은 더 오르지 않았을까.

그리고, 난 그 금액이 비싼 금액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각 개발자별 인건비를 따져보면 그렇게 나온다. 개발의 완성도를 생각할 때, 개발업체의 레퍼런스도 봐야 하는데, 신뢰도가 있는 회사와 협업할 경우 당연히 그 금액은 더 올라갔던 기억이 난다. 물론, 개인이 접근해서 지불하기에는 굉장히 비싼 비용이다. 내 아이디어가 성공한다는 보장 자체가 없다. 그래서, 업체 말고 개인 프리랜서 개발자를 컨택하기 위해 노력했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 역시, 여러번 실패를 봤다.

이 책의 저자는 내가 경험했던 그런 실패들을 겪었는지 모르겠지만, 너무나 쉽게 컨택에 성공하고, 협업에 성공하고, 앱까지 출시하고, 수익이라는 결실까지 보았다는 점에서 굉장히 질투가 났다.

10년 전 출시된 책, 그것도 그 당시의 유행에 편승하여 출시된 책의 낚시대에 걸려서 구매했던 책, 그래도, 이렇게 예전의 책을 읽고 지금을 다시금 돌이켜 보는 것도 괜찮은 기분인 것 같다.

지금은 무엇의 골드러시 시대인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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